나의 부동산 매수기(1) 매수결정

잔금일은 12월 중순이지만 매수한 것이나 다름없기에 부동산 매수기를 써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어도 좋겠지만 미래의 내가 볼 수 있는 기록용으로.

나도 원래는 '내 집이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너무 비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생각 때문에 작년에 전세 계약을 했다.
평소 주식을 많이 했어서 그런지 지금 부동산을 사는건
삼성전자를 10만원 이상에
셀트리온을 40만원 이상에 사는 느낌이었다.

사실 지금도 내가 꼭지점에 산 것이 아니라는 100% 확신은 없다.
떨어질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전세 계약을 1년이나 남기고..
불편하게 굳이 매수를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앞으로는 집을 사기가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복잡한 수치 말고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내가 살고 있는, 앞으로도 살 곳은 수도권.
수도권의 가구수(인구수 말고 가구수)는 당분간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것 같진 않다.
나도 지방출신이지만 수도권에 한번 살아본 사람들은 왠만해선 지방 안가려고 한다.

경부고속도로 타고 지나가면 판교에는 뭘 계속 짓고 있다.
기업들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수도권으로 와야 한다.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집이 더 필요해진다.

그러나..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양질의 주택이 수도권에는 부족하다.
정부는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대출 규제로 단기 처방만 하려한다.
대출 규제+공급 부족으로 집을 사기위한 문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10/1005315/

"돈 갚을 능력은 되고?"…전세대출 규제 푼 대신 한층 더 센 DSR 규제 온다

2. 인플레이션 시대에 현금을 미리 실물자산으로 교환해놓자
모두가 인플레를 걱정한다.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까.
물가가 오를수록 내가 가진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중국 전력난, 물류 병목 현상 등의 문제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돈을 많이 풀어서이다.

이제 슬슬 회수한다고 인플레가 안올까. 진짜 일시적인 현상일까.
주식으로치면 확정된 미래같은거 아닌가..?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globaleconomy/1015254.html

미·중 물가 고공행진…세계로 퍼지는 ‘인플레 공포’

인플레가 온다고 가정하면 주거비도 오른다.
모든 가격이 다 올라가는데 집값만 폭락한다는게 앞뒤가 안맞는다.
이는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어느정도 떨어지고마는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할 것이고
+
떨어지는 돈의 가치를 실물자산과 바꿔놓고 싶었다.


3. 폭락하면 젊으니까 존버or갈아타기 하자
내가 집을 사기 전에 가장 걱정하던 문제
'내가 꼭지점이라 폭락하면 어쩌지?'

생각을 바꿔보면 내가 산집이 떨어지면 다른 집들도 같이 떨어진다.
똑같이 30%가 빠지더라도, 원래 비쌌던 집들의 빠지는 절대치가 더 크다.

몇년내에 내가 짤릴 가능성은 극히 낮으니까 열심히 번 돈 보태서 서울이랑 더 가까운 곳으로 갈아타면 된다.
(내가 산 집은 인천이다)
그리고..갈아타기 마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집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살면된다.

출퇴근시간은 지금 전세집보다 훨씬 길어지긴 하지만, 삶의 질이 떨어지려면 30대 초반에 떨어져야지
40대 50대에 가서 떨어지면 안될거 아닌가. 지금은 고생해도 된다.


4. 방관자 태도를 버리자
부동산 공부를 아무리 하려 해봤자 흥미가 안갔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살 수 없는 자산이라 생각했었다.
주식은 기업분석하면 내가 쉽게 살 수 있는데,
'부동산은 분석해봤자..살수도 없는데?'
라는 생각이 있으니 공부의 책임감도 떨어졌다.

뭐든 질러야 책임감이 생긴다.
나중에 갈아타기를 하려고 해도 내가 집에 물려있는(어떻게보면 물려있는거지) 상황이어야
필사적으로 찾아볼 것 같았다.

스트레스는 나쁜거라지만..나중에 BMW 타려면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하고 실행해야 한다.
꽁짜는 없다. 물려보기도 하고, 책임감도 가져봐야 한다.